기후에너지환경부가 국내 식품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해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고품질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을 5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이번 사업은 전 세계적인 항공 부문 온실가스 감축 의무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세계 항공유 수출 1위인 우리나라의 정유업계가 미래 에너지 시장에서도 지속적인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기술 개발은 단순한 폐기물 처리나 환경 정화 차원을 넘어, 그동안 버려지던 자원을 국가 전략 산업의 핵심 원료로 재탄생시키는 순환경제 생태계 구축의 일환이다. 특히 2027년부터 국제항공 탄소 감축·상쇄제도(CORSIA)가 의무화됨에 따라 지속가능항공유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 폐식용유에만 의존하고 있는 국내 생산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산업계 전반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총 487억 원의 재원을 투입하여 유기성 폐자원의 발굴부터 연료화, 환경성 인증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핵심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5월 27일 서울 서대문구 위드스페이스에서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엘티메탈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착수보고회를 열고 향후 5년간의 연구 방향을 공유했다. 이번 사업은 1단계(2026~2028년)와 2단계(2029~2030년)로 나뉘어 추진되며, 총 연구비 중 375억 원은 국고로, 112억 원은 민간 투자로 조달된다.
비동물성·동물성 폐자원의 고부가가치화 기술 개발
이번 연구의 핵심은 그동안 활용도가 낮았던 유기성 폐자원을 고품질 바이오연료로 전환하는 공정 기술 확보에 있다. 우선 커피찌꺼기, 쌀겨, 폐표백토 등 비동물성 폐자원을 대상으로 하루 30톤 이상의 전처리 공정을 구축한다. 저온·저에너지 기반의 지질 추출 및 정제 기술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지질이 분리된 부산물에서 추가로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기술을 병행하여 부산물의 80% 이상을 재활용하는 순환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또한, 부패나 불순물 문제로 연료화가 까다로웠던 소, 닭, 돼지 등 동물성 유지의 활용도도 높인다. 동물성 유지를 지속가능항공유로 전환하기 위해 에너지 절감형 지질 추출 기술과 무기 불순물 및 산소 제거 기술을 개발하여 생산 공정의 효율성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폐기물 처리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고부가가치 연료를 생산하는 이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으로, 현장 사업자들에게는 새로운 자원 순환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 과정 추적 관리로 글로벌 탄소 규제 대응
기술 개발의 또 다른 축은 생산된 바이오연료의 탄소 감축 효과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이를 위해 원료 수거부터 최종 연료 생산까지의 전 과정을 추적 관리하는 시스템이 도입된다. 웹 기반의 공급망 관리와 탄소발자국 산정 자동화 기술을 통해 생산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국제 표준에 부합하는 환경성 인증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는 향후 국내 정유사들이 수출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탄소 규제 장벽을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업은 크게 세 가지 과제로 구성된다. 첫째는 신규 비동물성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연료화 기술 개발, 둘째는 동물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연료 고품질화 기술 개발, 셋째는 대상 원료별 전 과정 환경성 인증 및 평가 기술 개발이다. 각 과제는 전문 연구기관과 민간 기업이 협력하여 수행하며, 기술 개발의 전 과정은 기후에너지환경부의 밀착 지원을 받게 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번 연구개발을 통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원료 수급 불안을 겪는 국내 정유사들이 친환경 바이오연료 시장에서 견고한 수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버려지던 폐자원이 국가 전략 산업의 핵심 원료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과 현장 서비스 사업자들에게는 새로운 시장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