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연구개발(R&D) 성과를 산업 현장에 빠르게 확산시키기 위한 새로운 금융지원 체계가 마련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국가 R&D 완료 과제나 공공연구기관의 기술을 이전받아 사업화를 추진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중소기업 기술혁신 촉진법' 일부개정법률 공포안이 지난 5월 2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사업화 단계에서 겪는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그동안 기술사업화 현장에서는 기술평가 기반의 금융지원 수요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5년 중소기업 기술통계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은 기술사업화에 필요한 정책으로 사업화 자금 지원을 가장 우선순위로 꼽았다. 그러나 기존의 금융 지원 체계는 기술의 미래 가치보다는 기업의 현재 매출이나 재무 상태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아,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하고도 자금난을 겪는 기업들이 적지 않았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제도적 공백을 메우고 기술개발 성과가 실제 시장 수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추진되었다.
프로젝트 단위 평가로 실질적 자금 지원 확대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평가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다. 기존의 정책보증이 기업의 신용도나 매출 등 기업 단위의 지표를 중심으로 평가했다면, 이번에 신설된 '사업화보증'은 기술의 사업성과 프로젝트 자체의 가치를 중심으로 평가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기존 정책보증 한도와는 별도로 최대 100억 원까지 보증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이는 기술 기반의 창업 기업이나 현장 서비스 기업들이 대규모 설비 투자나 시장 진입 비용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R&D 사업화 유동화보증' 제도를 통해 기업의 회사채나 공공연구기관의 기술료 채권을 매입·유동화하는 방식의 직접금융 지원도 병행된다. 이는 기업의 현재 매출이 부족하더라도 기술의 미래 사업화 가능성과 가치를 중심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이를 통해 확보된 자금은 기업의 사업화 자금이나 공공연구기관의 기술료 재원 등으로 활용될 수 있어, 기술 생태계 전반의 자금 흐름을 개선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총 3,400억 원 규모… 6월부터 순차 지원
이번 금융지원 사업은 총 3,400억 원 규모로 집행된다. 세부적으로는 사업화보증에 2,600억 원, 유동화보증에 800억 원이 배정됐다. 사업화보증은 이르면 오는 6월부터 기술보증기금을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유동화보증은 8월 공고를 거쳐 11월부터 본격적인 지원이 시작될 예정이다. 지원 대상은 정부 R&D 완료 과제를 사업화하거나 공공연구기관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은 중소기업으로 한정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현장의 금융지원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세부 기준을 담은 시행령 개정을 즉시 추진할 예정이다. 신청을 희망하는 기업은 기술보증기기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하거나 전국 영업점을 방문하여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조치는 기술보증기금의 전국 영업망을 통해 현장 밀착형으로 지원될 계획이다.
기술 기반 현장 서비스 기업의 새로운 동력
현장에서 청소, 홈케어, 위생 등 기술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관련 솔루션을 개발하는 창업자들에게 이번 금융지원책은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기술 개발 이후 실제 시장 진입을 위한 설비 투자나 마케팅 자금 확보가 어려웠던 기업들에게는 기존 보증 한도와 별도로 운영되는 이번 제도가 사업 확장의 핵심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술평가 기반의 금융지원은 그동안 자금 조달에 제약이 많았던 초기 기술 창업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자금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우수한 기술개발 성과가 사장되지 않고 기업의 성장과 수익 창출로 이어지며, 이것이 다시 기술개발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고 있다. 기술 혁신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현장 사업자들에게는 이번 금융지원 제도의 세부 요건과 평가 기준을 면밀히 검토하는 과정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기술보증기금은 이번 사업을 통해 기술사업화의 문턱을 낮추고, 중소기업의 기술 혁신이 산업 전반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