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역신용보증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소상공인 금융 지원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보증지원체계 구축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6월 19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된 이번 대책은, 도입 20년을 맞은 지역신용보증제도를 전면 개편하여 보증의 책임성을 높이고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개편은 현장 사업자와 예비 창업자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그간 코로나19와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대위변제율이 2021년 1.01%에서 2026년 4월 기준 4.59%까지 치솟으며 제도의 안정성이 흔들려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2030년까지 대위변제율을 3.2% 수준으로 낮추고, 보증 시스템을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 실질적인 회복과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전략이다.
보증 책임성 강화와 심사 체계의 고도화
정부는 우선 보증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보증비율 100%로 운영되던 전액 보증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이는 보증 기관의 리스크 관리 능력을 높이고, 보증을 받는 사업자 역시 책임감을 가지고 사업을 운영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또한, 기존의 재무·신용도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상권 정보 등 비금융 정보를 활용한 다각적 심사 체계를 도입한다. 이를 통해 단순히 재무제표상 수치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현장에서의 사업성 평가가 보증 심사에 반영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보증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절차 개선도 병행된다. 상환이 완료된 대출에 대해 보증 해지가 지연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지 기간을 정비하고, 대위변제 후 상환하는 경우 최대 허용 상환 기간을 명확히 설정하여 보증 공급의 회전율을 높일 방침이다. 또한, 재보증 비율을 현행 50% 이상에서 30%로 하향 조정하되, 중저신용자에 대해서는 50~60% 수준을 유지하여 금융 취약계층의 자금줄이 끊기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보증 사업 평가 방식도 질적 지표를 보강하는 방향으로 바뀐다. 17개 지역신용보증재단을 대상으로 하는 평가에서 단순 공급 실적뿐만 아니라, 보증의 건전성과 사후 관리의 적절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이는 보증 공급의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인 성장을 도모하여, 지역신보가 장기적으로 소상공인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하려는 조치다.
부실채권 정리와 맞춤형 특례 보증 신설
재도약을 준비하는 소상공인을 위해 2030년까지 2.2조 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신속히 정리한다. 회수 가능성이 낮은 채권에 대한 소각 및 상각 요건을 완화하고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여, 채무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특히 공공정보 등록이 해제된 소각 기업에 대해서는 신규 보증을 허용하여 재창업이나 사업 재기의 기회를 넓혔다. 이는 실패를 경험한 사업자가 다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를 확보하는 의미를 갖는다.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지원책도 강화된다. 정부는 비수도권 지역신보의 보증 공급 비중을 2030년까지 70%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하여 지역 맞춤형 특례 보증을 신설하고, 2030년까지 총 2조 원 규모를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개별 소상공인을 넘어 상권 전체의 공동 성장을 지원하는 '상권 성장지원 특례보증'을 도입하여 현장의 집단적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위기 징후가 있는 소상공인을 조기에 포착하여 정부 정책과 선제적으로 연계하는 체계도 구축된다. 간접재해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위한 특례 보증을 신설하고, 신용 취약 계층 및 인구감소지역 사업자를 대상으로 1,700억 원 규모의 특례 보증을 별도로 공급한다. 이는 지역 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이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도록 금융 안전망을 촘촘하게 설계하려는 목적이다.
성장형 소상공인을 위한 규제 완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문턱도 낮아진다. 기존에 최대 8억 원으로 제한되어 있던 보증 한도 규제를 성장형 소상공인에게는 예외적으로 완화 적용한다. 기업가형 소상공인 등 성장을 지향하는 사업자들이 자금 조달의 제약 없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신청 및 심사 요건을 수요자 중심으로 정비할 예정이다. 이는 소상공인이 단순 생계형을 넘어 기업형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다리를 놓아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대책은 단순히 금융 지원을 늘리는 것을 넘어, 보증 제도의 건전성을 확보하면서도 현장의 실질적인 성장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었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을 통해 지역신용보증제도가 소상공인의 위기 극복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돕는 핵심 금융 안전망으로서의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