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토양 기반 환경기술 개발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양 기관은 지난 5월 21일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착수보고회를 열고, 대기나 식생보다 더 큰 탄소 저장고로 평가받는 토양의 흡수·제거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연구 과제들을 공식화했다. 이번 사업은 탄소 배출 저감뿐만 아니라, 토양이라는 새로운 흡수원을 발굴해 국가적 탄소중립 이행 체계를 공고히 하려는 목적에서 추진됐다.
이번 기술 개발은 단순한 환경 정책을 넘어 현장 사업자와 예비 창업자들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탄소중립 목표 이행을 위해 탄소제거 기술의 활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10대 탄소제거 기술 중 4가지를 토양 기반 기술로 분류했다. 이는 향후 청소, 위생, 환경 관리 등 현장 서비스 분야에서도 탄소 관리 기술이 단순한 부가 가치를 넘어 필수적인 사업 역량으로 자리 잡을 것임을 시사한다. 정책적 흐름이 토양 관리와 탄소 격리로 이동함에 따라, 관련 기술을 이해하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전문성이 산업계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사업 첫해인 올해는 총 5가지 세부 기술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다. 우선 바이오차(Biochar) 활용 기술은 목재나 농업 잔사 등 유기성 폐기물을 고온에서 열분해해 탄소를 안정된 구조로 전환, 토양에 살포함으로써 장기간 탄소를 격리하는 방식이다. 이는 폐기물 처리와 탄소 저장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는다. 바이오차는 탄소가 대기로 배출되는 것을 막고 토양에 안정적으로 저장하는 효과가 있어, 폐기물 관리 및 자원 순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술적 대안을 제시한다.
또한, 칼슘과 마그네슘 함량이 높은 암석을 분쇄해 토양에 살포하는 강화된 암석풍화(Enhanced rock weathering) 기술도 핵심 과제다. 이 기술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탄산염 형태로 흡수해 토양과 수계에 잔류시키는 원리를 활용한다. 생성된 탄산염은 장기간 탄소를 격리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토양의 물리·화학적 성질을 개선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토양 관리 방식에 탄소 격리라는 환경적 가치를 더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이번 사업은 연구 결과의 공공성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공모 단계부터 '공공활용과제'로 분류된 이번 사업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정한 기관이나 사업자가 개발된 기술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기술 개발이 연구실에 머물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탄소 감축 수단으로 빠르게 확산되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현장 사업자들에게는 이번 기술 개발이 향후 환경 관리 및 위생 서비스 분야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토양 탄소 흡수·제거 통합영향평가 모델 개발, 물리화학적 유무기 복합체 전환, 인공지능(AI) 기반 탄소 흡수 예측 모델 개발 등이 병행된다. 특히 AI를 활용한 소재 개발 및 탄소 흡수 예측 방법은 데이터 기반의 정밀한 환경 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이는 현장 서비스 제공자가 단순히 작업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에 기반해 탄소 감축 기여도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전문 서비스로 진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번에 개발되는 기술들이 국가 온실가스 목록 보고 체계와 연계되어 실질적인 감축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지영 기후에너지환경부 물이용정책관은 “2035 NDC 달성을 위해서는 신규 흡수원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토양의 탄소 저장 잠재력을 촉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토양의 탄소 흡수 기능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이를 국가 탄소중립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토양이라는 거대한 자원을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하느냐가 국가 탄소중립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향후 연구 성과가 축적됨에 따라 토양 기반의 탄소 관리 기술은 현장 서비스 및 환경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기술적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과 기술의 결합이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현될지, 그리고 이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 모델이 어떻게 등장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